▲ ‘핫식스’ 이정은이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은은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1위로 통과하고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해 9번째로 출전한 경기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핫식스’ 이정은(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거둔 성과다.

 이정은은 미국에서 ‘식스’로 통한다. 이정은의 이름 옆에 숫자 ‘6’이 붙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동명이인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입회 순서대로 이름 뒤 숫자를 붙였고, LPGA 투어에서도 이어졌다. 이정은은 숫자 ‘6’을 쓴 공으로 플레이하는데 이번에도 6이 새겨진 공으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를 단독 6위로 시작해 6언더파로 우승한 그의 우승 트로피에는 ‘2019 JEONGEUN LEE6’가 새겨졌다. 이정은에겐 ‘러키식스’였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천535야드)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이정은은 공동 2위 유소연(29), 에인절 인(미국), 렉시 톰프슨(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했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1위로 통과한 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해 9번째로 출전한 경기에서 거둔 첫 우승이다.

 이정은은 10번째(9명째) 한국인 US여자오픈 우승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한국인 우승은 7승으로 늘었고, 한국계 이민지(23·호주)를 포함하면 8승째다. 챔피언 이정은에게 샴페인을 뿌려 주며 축하한 유소연은 이날 1타를 줄여 최종 4언더파 280타 공동 2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 출전 직전까지 8개 대회에서 신인왕 포인트 452점을 모았다. 2위 크리스틴 길먼(미국·288점)을 크게 앞질러 이 부문 1위였던 그는 US여자오픈 우승 덕분에 신인왕 포인트를 752점으로 끌어올렸다. LPGA 투어 신인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신인왕 포인트 150점, 준우승자는 80점이 부여된다. 메이저 대회에 걸린 포인트는 일반 대회의 2배다. 따라서 이정은은 300점의 신인왕 포인트를 쓸어 담았다.

 US여자오픈 10년간의 출전권을 획득한 이정은은 상금 1위 자리도 꿰찼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US여자오픈 총상금을 550만 달러, 우승 상금을 100만 달러로 인상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여자골프 최초로 1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은 이정은의 시즌 누적 상금은 135만3천836달러가 되면서 상금왕까지 노려 볼 수 있게 됐다.

 이정은은 시상식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6번홀부터 마지막 세 홀에서 긴장이 됐다. 그래도 전반에 플레이를 잘 했던 것이 후반 압박감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샷 감각이 괜찮아서 버디 기회가 많았다. 1번홀부터 보기가 나왔지만 (보기로 막은)마무리가 좋아서 오히려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승한 어떤 대회보다 정말 느낌이 다르다"고 말한 이정은은 "(힘들게)골프를 했던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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