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수업하는 교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12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독일 출장 중 느낀 점은 교장도 수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교장은 수업을 하지 않는 관리자로만 인식돼 왔다. 하지만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수업으로, 교장은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판단하고 이끌어 갈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취임 직후인 2014년 말 ‘교장과 교감의 수업 제도화’ 추진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정책을 위해 이 교육감은 ‘초등은 일반적 교과를, 중등은 전공과목 분야 또는 인성교육을 주 3∼6시간’이라는 구체적인 수업 내용과 시간을 제시하는 동시에 본인이 직접 학교 1일 명예교사로 나서는 등 교장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그러나 당시 도내 교사들이 ▶학교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자 행정권력 남용을 통한 교장권 침해 ▶교육감 개인의 실험적·이상적 발상에 의해 수업을 강요하는 것은 교장·교감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장학과 교무 및 관리 소홀을 일으켜 학교 전반의 부실 운영만 자초할 것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획이 무산됐었다.

이 교육감은 "교장이 수업하는 것은 교사가 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더욱이 교장이 교육의 책임자라면 교사들의 어려움과 학부모의 요구 및 학생의 문제를 알기 위해 직접 체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차원에서 이번에 방문했던 독일은 교장이 주 8시간의 수업을 하고 있었고, 독일 외 다른 국가에서도 수업을 하는 교장의 사례가 있다"며 "교장이 수업을 하는 문제는 당장 정책으로 결정하진 않겠지만 여러 사례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연구한 뒤 결과를 통해 구체적인 논의를 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