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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

2019년 07월 01일(월) 제10면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요즘 JTBC 드라마 ‘보좌관’을 빼놓지 않고 ‘본방사수’하고 있다. 이 드라마를 매회 빼놓지 않고 보는 이유는 국회를 배경으로 권력의 중심에 다가서기 위해 각 인물 간에 펼쳐지는 암투가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이야기는 스펙터클한 할리우드의 마블 영화 못지 않는 재미를 선사한다.

 가령 이렇다. 극중에서 주인공 장태준(이정재)이 자신이 보좌관으로 있는 송희섭(김갑수) 의원을 후원하는 기업가인 이창진(유성주)이 소유한 공장에서 젊은 근로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난다. 이창진은 송 의원에게 그동안 자신이 후원해준 것을 빌미로 해당 사건이 조용히 무마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하고 송 의원은 이를 장 보좌관에게 해결할 것을 지시한다.

 이 과정에서 이성민(정진영) 의원은 한때 자신과 함께 지냈던 장 보좌관에게 "이창진이 따라주는 술에 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업가에게 후원을 받은 대가로 불의에 가담했을 때 그 화살이 부메랑처럼 장 보좌관에게 돌아와 그를 파멸시킬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이창진은 자신이 후원한 만큼 보호받지 못한다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그때 장태준을 더욱 고민에 빠뜨리는 게 그의 손에 들어온다. 이창진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숨진 근로자가 사고를 당했을 당시 모습을 찍은 CCTV 기록을 입수한 것이다. 이를 공개하면 이창진은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지만 송 의원과 자신은 불법적으로 후원을 받은 사실이 탄로가 나서 정치는 물론 사법처리를 당할 수도 있다.

 장 보좌관은 고민한다. 이창진에게 이를 순순히 넘길 것인가, 정의를 지킬 것인가. 극중에서 장 보좌관은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해법은 아니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묘수를 생각해낸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현실 속에서 묘수를 찾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속한 집단에서 발생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묘수를 생각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묘수라고 생각했던 게 자충수가 될 때도 있고,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너무 묘수만 찾아 살려는 사람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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