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화성시의회가 개원 후 처음으로 행정사무감사 중 ‘증인 출석 요구’라는 초강수를 두며 서철모 시장을 압박하려 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당초 서 시장의 불통행정과 측근에 대한 특혜, 인사 비합리 등의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됐던 2019년 행감이었지만 증인 대부분이 불참하고 일부 참석한 증인들과도 말꼬리 잡기식의 소모전만 되풀이하는 신경전으로 점철됐기 때문이다.

11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20일간의 일정으로 제184회 제1차 정례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정례회에서는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이번 행감에서 시의회는 ‘지방자치법 제41조’에 의거, 의회 개원 후 처음으로 총 7명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증인은 태광호 정책보좌관, 김태식 비서실장, 김종희 사회적경제정책비서, 송찬혁 문화예술정책비서, 시 주무관 한 명 등 5명의 공직자와 관내 사업가 2명이다.

5명의 공직자는 모두 서 시장 취임 후 임용된 인물들이며, 사업가 2명은 지난해 선거 당시 서 시장 캠프와 인연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인물이다.

시의회의 행감 중 증인 출석 요구는 민선7기 출범 때부터 줄곧 불거져 온 서 시장의 소통의지 부재, 측근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사직, 국외 공무, 질병 등의 이유로 증인 중 무려 5명이 불출석하면서 김이 빠졌다.

8일 태광호 정책보좌관, 11일 김태식 비서실장만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시민들이 원하는 속시원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지역 정계의 중론이다.

특히 시장 비서관들의 권한 남용, 선거캠프 출신 인사에 대한 특혜, 시장과 시의원 간 소통 방안 강구 등의 핵심 질문에 대해 김 비서실장은 "본인의 소관 업무가 아니며, 비서들의 업무 내용을 보고받지도 못한다. 모든 정책적 판단은 시장님이 하신다"는 답변만 되풀이해 실망감을 안겼다.

이날 행감을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본 시민 장모(48·향남면)씨는 "최근 지역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서철모 시장의 측근 특혜 의혹과 시민과의 소통 부재 등에 대해 시의회가 행정 난맥상을 질타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막상 지켜보니 매년 되풀이되는 김 빠진 행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화성=조흥복 기자 hbj@kihoilbo.co.kr

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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