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우리가 흔히 영화로 떠올리는 선정성과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유쾌하고 기발한 고전의 재해석과 신선한 연출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은 이번 작품 역시 대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그는 기존의 ‘변강쇠타령’을 희곡으로 다시 쓰면서 변강쇠에게 맞춰져 있던 세상의 왜곡된 시선에 점을 찍고, 박복하지만 누구보다 당차게 살아가는 ‘옹녀’를 새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당시 남성 중심 사회에서 기구한 인생에 휘둘리는 여인이 아닌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옹녀’의 모습은 당차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걸어가는 이 시대 모든 여성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옹녀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전국 방방곡곡의 장승들과 민초들을 만나면서 조화와 화해를 향한 분쟁을 조정하고, 생명을 잉태해 돌보며 희망을 구현하는 주인공으로 변하는 과정은 유쾌하고 통쾌한 에너지를 전한다.
공연은 오는 19일 오후 8시, 20일 오후 3시이며 만 1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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