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 부지 일대 전경.  <기호일보 DB>
▲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 부지 일대 전경. <기호일보 DB>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이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14일 남동구와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 설계공모 심사 결과 ㈜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이 제출한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은 1층에 좌판을 배치해 상인들의 영업공간으로 사용하고, 2층에는 청년 창업몰과 상인 커뮤니티 공간, 복층 개념의 옥상정원을 배치하는 구상을 담았다. 설계안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84억여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사업비다. 조합 상인들이 마련한 건축비용과 최근 공모를 통해 선정된 건축물의 설계비용 간 약 30억 원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대화사업은 화재로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조합을 결성해 예산을 마련한 뒤 건물을 짓고 구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조합원 322명은 1인당 3천여만 원씩 대출을 받아 약 100억 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이 중 건축물 사업 예산은 50억여 원 정도다. 건물 외 주차장 조성비용 22억 원, 설계공모비용과 PM, 변호사 선임 등의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건축물 조성비용으로는 조합의 총 모금액 중 가용할 수 있는 규모가 절반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현 설계대로 진행하면 조합에서 30여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합원 1인당 약 1천200여만 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소래포구 어시장 대형 화재 이후 2년 넘게 장사하지 못한 일부 상인들은 얼마 전부터 상환을 시작한 대출금도 힘겨워하는 상태다. 더구나 신용도가 좋지 않아 추가 대출이 어려운 상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래포구의 한 상인은 "지난 조합 총회 때 각자 100만~200만 원 정도의 증액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얘기는 들었는데, 1천만 원이 넘는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인들이 꽤 있을 것"이라며 "건축물의 규모나 설비를 최대한 줄여서 하루라도 빨리 장사가 가능하도록 해 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구 관계자는 "구에서 당초 계획했던 현대화사업 추정 예산은 100억 원 정도였는데, 상인들이 애초부터 다소 적게 돈을 걷은 감이 있다"며 "건축물에 투입되는 예산이 높아질수록 기부채납 기한이 늘어나는 것이기에 이해를 바라고, 우리도 설계 과정에서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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