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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게 하는 힘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2019년 07월 19일(금) 제2면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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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나’를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깊은 어둠 속에서도 발을 떼게 하는 것,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자신의 책「울지 말고 꽃을 보라」에서 연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태어난 곳을 향해 길을 떠났다가 험난한 폭포를 만난다. 폭포를 통과하지 않으면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있는 힘을 다해 뛰어오른다. 그러나 단 한 마리 은빛 연어만은 오를 수가 없다. 어둠이 몰려오고 혼자만 남았다. 그만 포기한다. 그때였다. ‘은빛 연어야, 사랑해~.’ 누군가 폭포 위에서 크게 소리친다. 아, 그토록 사랑했던 금빛 연어가 아닌가. 순간, 은빛연어는 자신도 모르게 폭포 위로 뛰어올랐다."

 사랑하는 존재로부터 그윽한 사랑을 받고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가진 역량 이상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주저앉아 절망하고 있는 연어를 일으켜 세운 것은 사랑하는 금빛연어의 "사랑해"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러한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습니다. 조명연, 정병덕 두 신부가 함께 쓴 「주는 것이 많아 행복한 세상」에는 처음 신부가 됐을 때 소중한 경험담이 실려 있습니다. 신부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어느 젊은 여인이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눈물로 청했습니다. 아이의 종양은 커져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부는 이 여인이 아이 엄마라고 여겼지만 알고 보니 그 아이를 담당하는 호스피스병동의 간호사임을 알고는 무척 놀랐다고 합니다.

 그녀의 부탁으로 월요일마다 병실을 방문해 기도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죽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간암 말기의 한 아주머니가 그곳에 입원했는데, 그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아들은 잠도 제대로 안 자고 엄마를 극진히 간호했습니다. 그러나 그 힘겨움은 또 다른 희망을 선물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기도를 청하던 그 간호사와 이 아들이 서로 사랑을 하게 됐고 결국 결혼했으니까요.

 이 두 사람의 결혼을 지켜본 신부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깨달음을 글로 표현합니다.

 "지금 내게 다가오는 고통과 힘겨움은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고통은 새로운 생명을,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잉태하게 할 수 있다. 고통을 그냥 땅에 떨어져 버려지는 절망으로 삼을지, 그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싹을 틔울 희망으로 삼을지는 우리들 각자의 마음에 달렸다."

 맞습니다. ‘나’의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곤 합니다. 사랑으로 인한 행복감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돼주곤 합니다. 그래서 세상은 조금씩 더 아름다워집니다. ‘사랑의 힘’이라는 말을 ‘언론의 힘’으로 바꿔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언론의 힘 역시 독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기호일보가 창간 31주년이 됐습니다. 이제까지처럼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언론이 돼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폭포 앞에서 절망하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이 다시 일어나 뛰어오를 수 있도록 사랑의 힘이 돼주셨으면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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