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동해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이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 서기에게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또한 "연방안보회의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정찰기와 러시아 폭격기가 이날 오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폭격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아침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KADIZ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1대는 A-50 조기경보통제기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 오전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군용기는 중국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라고 전했다.

군은 이 과정에서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

이들 군용기 중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을 향해 1차 침범 때는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 발과 기총 80여 발을, 2차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 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다.

공군 전투기는 KADIZ를 무단 침입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 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 회 등 30여 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합참은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은 물론 다른 국가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처음"이라면서 "KADIZ를 진입한 타국 군용기 전방 1㎞ 근방으로 경고사격을 한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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