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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코레일 양평관리역장)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강릉선 KTX를 이용해 강릉 경포해수욕장 등 동해안의 해변을 찾는 수도권 피서객이 넘쳐난다. 트렌디한 커피숍에서 개성 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강릉 안목 커피거리는 소위 핫플레이스로 젊은이들이 찾는 필수 코스가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의 숨은 공신 강릉선 KTX는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KTX 개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시간대에 서울과 강릉을 연결하며 지역 상권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2004년 4월 1일, 총사업비 13조 원이 투입된 고속철도 KTX가 착공 12년 만에 개통했다. 프랑스·독일·일본·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 고속철도 운영국이 되는 쾌거를 이뤘다. 고속철도 시대의 서막을 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고속철도를 가진 나라라는 국민적 자부심과 국가의 이미지가 크게 향상되는 계기가 됐다. KTX 개통은 1세기 넘는 한국철도 역사상 일대 혁신을 가져온 변곡점이자 대변혁의 상징이 됐다. 1899년 9월 18일 첫 기적소리가 울린지 105년 만에 철도의 신기원을 열었다. 서울~부산 간 시속 300㎞로 2시간 47분 만에 질주해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는 속도혁명을 일으켰다.

초고속, 대량 수송이 가능한 새로운 중·장거리 교통수단의 등장으로 사회 전반에 걸친 생활양식과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스피드 상승으로 지역 간 이동시간이 단축되면서 도시 간 경계를 무너뜨렸다. 여행시간이 크게 줄어 여행기회가 늘어나고 관광수요 증가, 여가권역 확대 등 여행 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도권 주민의 지방 여행, 지방주민의 서울 여행이 빈번해지고,

수도권·지방 간 문화예술 교류도 활발해졌다. KTX 정차역은 교통 허브와 역세권의 중심으로 지역개발 촉진 등 지역경제와 도시발전을 견인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역세권 개발 전략을 통해 역세권과 주요 지역 성장거점과의 연계도 가능케 됐다. 일부 역세권의 경우 종합환승센터, 업무·상업·주거기능 등을 갖춘 복합용도시설로 탈바꿈했다. 또한 국토의 균형발전, 국토의 효율적 이용 등 광범위한 파생효과를 가져왔다. 지방에의 접근성이 용이해 부산·대구·광주 등 국제 컨벤션 행사 등의 개최가 늘어나 지방의 국제화에도 한몫했다. 2010년에는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 고속철도 KTX-산천이 상업 운행을 개시했다. 이로써 한국이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철도를 직접 개발한 국가로 당당히 등극했다. KTX 국산화 성공으로 국내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됐다. 2012년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한국 최초의 차세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HEMU-430X가 개발됐다. 첨단 고속열차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우리의 철도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 최고속도 430㎞, 운영속도 370㎞로 설계된 해무가 상용화되면 전국을 1시간 30분대로 연결하는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에도 크게 기여했다. 올림픽 기간 중 각국 참가선수 등 100만 명이 넘는 승객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실어 나르며 대회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았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평창올림픽의 대표 유산으로 KTX를 꼽을 정도로 고속철도 운영능력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KTX는 그동안 100만 회 이상을 운행하며, 이용객 7억 명이 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5천만 국민이 14회 이상 KTX를 이용한 엄청난 수치다. 개통 초기 하루 KTX 이용객은 7만2000여 명이었으나, 2018년 18만5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서울~부산 간 운행 시간은 초기 2시간 47분에서 현재는 2시간 35분으로 12분 단축됐다. 가장 최근 개통한 강릉까지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전국이 명실상부한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

KTX의 출현은 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엄청난 지각 변동을 몰고 왔다. 온 국민의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달려온 ‘국민의 발’ KTX가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최고의 여행 파트너로서 대한민국 대표 교통수단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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