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BO리그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1호 선수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프로 데뷔 13년 만에 한미 통산 150승을 달성했다.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1회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1회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9-3 승리를 이끌며 시즌 12승(2패)이자 한미 통산 150승을 동시에 수확했다. 팀이 8-0으로 크게 앞선 8회 구원투수에게 배턴을 넘긴 류현진은 지난달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 이후 23일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4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까지 쳐 시즌 4번째 안타를 기록하는 등 2타수 1안타로 타격을 마쳤다.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1.53에서 1.45로 낮췄고, 시즌 홈 9승 무패를 올려 안방 평균자책점까지 0.89에서 0.81로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이날 안타는 5개로 묶었고 삼진(4개)과 보내기 번트, 병살타를 제외한 아웃카운트 15개 중 12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강력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1.45’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의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걸 말해 준다. 메이저리그에서 1920년 공인구의 반발력이 향상된 라이브 볼 시대 이후 정규리그 개막 22경기 기준 역대 5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이기 때문이다. 밥 깁슨(1968년·0.96), 루이스 티안트(1968년·1.25), 비다 블루(1971년·1.42), 로저 클레먼스(2005년·1.450)만이 류현진 이름 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순위표를 살펴보면 1위 류현진과 2위 마이크 소로카(2.32·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격차는 0.87이다. 2위 소로카와 10위 마이크 마이너(2.90·텍사스 레인저스)의 차이보다 1·2위 차이가 더 크다.

또한 류현진은 최소 한 시즌 20차례 이상 선발 등판한 다저스 역대 왼손 투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평균자책점이 내셔널리그 공식 기록이 된 1912년 이후 기록으로 따지면 루브 마쿼드(1916년·1.58)를 넘어 103년 만에 다저스 왼손 투수 중 최저 평균자책점을 수확했다. 다저스를 상징하는 간판이자 당대 최고의 왼손 투수인 클레이턴 커쇼(2016년·1.69), 샌디 쿠팩스(1966년 1.73, 1964년 1.74)가 뒤를 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의 몬스터 태풍에 두 거목의 기록은 한 계단씩 뒤로 밀렸다.

가장 강력한 사이영상 경쟁자인 맥스 셔저(워싱턴 내서널스)는 지난달 말 부상자명단에 오른 뒤 여전히 복귀가 지연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까지 142⅔이닝을 던지며 소화 이닝에서 셔저(134⅓)와의 간격을 더욱 벌렸고, 평균자책점에서도 셔저(2.41)를 거의 1점 차이로 앞질렀다.

미국 뉴욕 현지 매체는 뉴욕 메츠의 제이컵 디그롬을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디그롬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148이닝을 던지며 7승7패, 탈삼진 189개를 기록했다. 사이영상 경쟁자 중 가장 긴 이닝을 던졌고, 탈삼진은 셔저와 똑같다. 하지만 디그롬은 탈삼진(121개)에서만 류현진에게 앞설 뿐 다른 지표에서는 류현진을 크게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디그롬보다 2경기를 덜 던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화 이닝에서도 실질적인 차이는 크지 않다.

류현진은 지난 1일 ‘투수들의 무덤’인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이 와중에 목에 가벼운 통증을 느껴 다음 날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다가 선발진에 가세했다. 후반기 막판에도 질주를 이어갈 체력을 비축한 류현진의 동양인 최초 사이영상 수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이영상은 내가 받을 수 있다고 받는 것도 아니고, 그것 때문에 무리하면 좋지 않을 것 같다. 오버페이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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