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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베테랑, 문화행정 전문가로 ‘가슴 뛰는 삶’

30년 경험 살려 지역관광 뒷받침 박흥식 수원문화재단 대표

2018년 01월 02일(화) 제4면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요즘 젊은이들은 안정적인 직업으로 ‘공무원’을 선호한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전후만 해도 공무원에 대한 인기는 없었다. 세월이 흘러 공무원에 대한 위상이 높아져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2018년 새해는 ‘황금 개띠의 해’로 불린다. 공교롭게도 ‘1958년생 개띠’ 공무원들은 명예퇴직을 앞둔 시기다. 수십 년간 공직생활에 몸 담아왔던 조직을 떠나는 그들의 기분은 과연 어떨까.

‘인생은 60부터’라는데 ‘제2의 출발’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수원시에서 최근 후배들에게 승진의 길을 터 주기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결정한 공무원이 있다. ‘58년 개띠’ 박흥식(59) 전 수원시 기획조정실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30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한 뒤 새롭게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박 대표를 만나 ‘황금빛 인생 2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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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기회로 ‘공직자의 길’ 들어서

수원이 고향인 박 전 수원시 기조실장은 1987년 공직생활에 입문했다. 그가 공무원을 시작한 계기는 ‘테니스’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의 명문 공립고인 수성고를 졸업한 그는 평소 친구들과 스포츠를 즐겼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고급 스포츠에 속했던 ‘테니스’가 갑자기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그도 종종 게임을 다녔다. 이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택하는 데 하나의 인연을 만들어 줬다. 테니스장이 부족하던 시절, 수원에서는 현재 경기도의회가 들어서 있는 부지에 테니스장이 있었다. 그는 이곳으로 테니스를 치러 다니면서 바로 옆에 있던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가끔씩 게임하며 친분을 맺으면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은행원이 인기가 높았다. 나도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심하기 전까지 이것저것 안 해 본 일이 없지만 지방행정직 공무원은 급여도 낮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없어 나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여러 차례 공무원을 직업으로 갖기를 권유하면서 자연스레 그도 점점 눈길이 갔고, 결국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때부터 그는 도서관에서 공무원 수험서적을 파기 시작했다. 출제가 예상되는 문제부터 집중적으로 공부한 결과, 공무원 합격증을 받았다.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때는 조직 분위기가 상사에 대한 위계 질서가 지금보다 강조됐다. 상사의 말 한마디에 후배 공무원들이 무조건 따라야 했다.

그는 조직 내부에서 업무 처리능력도 훌륭하면서 눈치도 빨라 관리자급 직책을 달기 전까지 상사들이 좋아하는 직원이었다.

이러한 그의 능력은 상급자로 승진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조직 간 소통 부족이나 기타 다른 사유로 막히는 행정업무가 있을 때 특유의 순발력과 판단력을 발휘해 깔끔하게 문제의 상황을 정리하면서, 그는 공직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수원시 공보담당관과 자치행정과장, 문화교육국장, 기조실장, 팔달구청장 등 수원시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한 데는 이 같은 능력이 뒷받침된 게 톡톡히 한몫을 차지했다.

"수원시 공무원으로서 30년간 일하면서 도시의 모습과 행정의 변천사를 모두 보고 경험한 게 인생의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었다. 앞으로 이러한 경험을 잘 살려서 지역사회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

# ‘베테랑’ 문화행정 전문가로 변신

지난해 9월 그는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퇴직 후 자신의 인생 버킷리스트였던 ‘전국의 케이블카 모두 타 보기’, ‘아내와 제주도 해안도로 자전거 하이킹’ 등 목표를 갖고 바쁜 공직생활을 이유로 아내와 보내지 못한 시간을 모처럼 여유롭게 가지려던 참이었는데 일복이 많은 그였다.

수원시 최대 연례 행사인 ‘수원화성문화제’ 개최를 앞두고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에 장기간의 공백이 생기면서 가만히 두고 볼 수만 없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서울에서 화성까지 정조대왕 능행차 전 구간 재현 이벤트가 마련돼 있었기 때문에 수장의 공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내부 직원들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정돈하면서 단시간 내에 능수능란하게 대규모 행사를 치러낸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 필요했다. 적임자는 그였다. 그는 수원시 공직자로 재직하던 시절 문화 관련 부서에서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며 문화교육국장은 물론 수원화성문화제 상당수 행사가 치러지는 팔달구에서 구청장까지 맡은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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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취임과 동시에 자칫 어수선할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성황리에 수원화성문화제를 치러낸 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는 새해에는 조직을 정비할 계획이다. 지역 관광 및 예술의 하드웨어를 시가 담당한다면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소프트웨어는 문화재단이 맡고 있다. 그는 재단의 강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원 관광의 한 가지 문제라고 한다면 ‘경유형 관광’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새해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체류형 관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존에 재단이 맡고 있는 관광 업무를 좀 더 특화하기 위해 부서를 승격시키려고 한다." 그는 이와 별개로 퇴직한 이후 개인적으로는 평소 좋아하는 등산도 틈틈이 다녀볼 계획이다. 주변 사람들은 퇴직 후 거의 곧바로 휴식기 없이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업무 특성상 주말에도 현장에 나가야 하는 행사들이 많아 퇴직 전보다 쉬는 날이 적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을 더욱 챙겨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재단에서 관리하는 현장을 다닐 때도 웬만해서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는 되도록 도보로 이동하려고 한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관리하지 않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못한다. 이제는 30년간의 공직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시작하는 업무인 만큼 많은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항상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사진=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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