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의 잘못한 행동에 대한 비판이 아닌 경멸적 표현이 담긴 댓글로 정신적인 피해를 봤다면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민사1부(최종한 부장판사)는 영화배우 정운택 씨가 네티즌 6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4명은 5만∼2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1심 재판부는 피소된 네티즌 6명 모두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법원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2015년 7월 31일 서울 강남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됐고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가 게재된 포털 사이트에 정 씨의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정 씨는 이 중 네티즌 6명의 댓글이 모욕에 해당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인 손해를 입었다"며 각각 위자료 150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네티즌 2명의 댓글에 대해서는 "‘3류 배우’라는 표현만으로는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하는 모멸적인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삼류인생 영원히 매장됐음 조컷어’, ‘멍뭉이 XX’, ‘매장 시켜야 한다’ 등 나머지 4명의 댓글은 모욕 행위로 봤다.

재판부는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정 씨의 행태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이라기보다 경멸의 의지를 가지고 인신공격을 가하는 비난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의견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댓글의 내용과 표현의 정도, 정 씨가 폭행으로 형사입건돼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고 이 같은 내용과 경과가 언론에 보도된 점 등을 참작해 손해배상 범위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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