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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이 17일 구청 영상회의실에서 연수구 악취 정말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연수구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악취 용의자가 밝혀졌다. 다름 아닌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악취유발시설’이다.

관할 행정관청인 연수구와 시설을 관리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 갈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집단 민원을 제기해 왔던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도 여느 때보다 커질 전망이다. <관련 기사 3면>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17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최근 송도국제도시의 악취 원인 파악을 위한 정밀조사 결과, 지난 4월 30일 발생한 악취는 송도자원순환센터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구에 따르면 센터에서는 지난 4월 30일 오후 10시께와 다음 날인 5월 1일 오전 5시께 2차례에 걸쳐 탈취로에 이상이 생겼다. 이날은 송도국제도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집단 악취신고가 접수됐던 날이다. 당시 구와 소방서 등으로 접수된 악취민원은 55건에 달했다.

센터는 생활폐기물과 하수폐기물을 고형연료 제품으로 제조하는 시설로,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하루 처리용량 223t)과 하수슬러지 건조시설(100t), 고형연료전용보일러(90t)를 갖췄다. 탈취로는 폐기물의 악취를 제거하는 장치다. 탈취로는 온도가 750℃ 이상으로 유지돼야 하지만 사고 시점에는 400℃ 이하로 온도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당시 바람이 남서·서남서 방향, 풍속이 1초당 1.3m 이하로 불었던 것으로 확인돼 송도 남쪽에 있는 센터에서 내륙 쪽으로 악취가 유입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구는 지난달 8일 또다시 대규모 악취신고(100여 건)를 유발했던 악취의 원인이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 음식물자원화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구가 당시 발생한 악취를 포집해 분석 의뢰한 결과, 아세트알데히드가 일부 검출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주로 음식물 등이 부패할 때 발생하는 물질이다. 특히 구는 유관기관 합동으로 관련 사업장을 특별점검해 음식물자원화시설 투입구 등이 파손된 것을 적발했다. 공단은 파손 부분 등에 대해 단계별 개선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송도국제도시 악취가 대부분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유발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경시설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현재 송도자원순환센터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는 인천시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인천경제청 등 감독기관에 악취 재발 방지대책을 엄중 촉구하고, 악취 방지시설 보강 및 악취 배출구 원격감시 시스템 부착 등 이상 여부를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며 "해당 지역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시에 요청해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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