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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층 생활인프라 구축 과정서 ‘중재 역할’ 중요

[2019 원도심 도시재생 ‘봄날’ 꿈꾼다]최종석 인천 동구 화수2동 7통장

2019년 01월 02일(수) 제7면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추진되는 동네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쉼 없이 주민들을 만난다. 사업 방향 설명과 의견 수렴 등 다양하다. 그 중 한 사람이 최종석(54)씨다. 그는 인천시 동구 화수2동 7통장을 맡고 있다. 최 씨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원주민이다. 2019년 새해 그의 발걸음은 여느 때와 달리 빨라졌다.

신년기획 화수2동주민들 이병기기자 (19).jpg
최 씨가 바라는 화수2동 도시재생뉴딜 사업의 방향을 들어봤다.

최 씨의 할아버지는 이북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최 씨의 아버지를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와 화수2동에 자리잡았다. 나무판자로 된 일본식 다다미방이 그들의 첫 보금자리였다. 최 씨의 어머니도 실향민이다. 평양에서 내려온 모친은 옷가게 주인의 딸로 동네에 있던 일진전기에 다녔다. 최 씨의 외조부는 여인숙과 옷가게를 했다. 모친은 최 씨의 아버지를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됐다.

 "옛날에는 저와 같은 1965년생만 28명이었어요.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 동네를 떠나고 저까지 총 2명만 남았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시기에 함께 열심히 동네를 일궜는데 다 떠나니 아쉬워요."

 최 씨는 동갑내기들이 떠난 동네를 50여 년 동안 지키고 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형님·동생들을 만나고 얘기를 듣는다. 특히 2017년 초부터는 화수동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동구의 주민설명회가 시작되면서 일이 많아졌다. 노인인구가 많은 동네 특성상 주민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의 공부는 물론 궁금증을 물어오는 주민들을 상대하다 보면 하루 해는 짧아졌다.

 "2017년 동구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곳을 중구의 동화마을과 비교했어요. 비슷하게 추진하겠다는 거였죠. 또 주민들에게 주택매매 동의서도 받았죠. 그때부터 무언가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동의서를 쓰는 주민들은 기대감이 높아졌어요. 이 과정에서 구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190억여 원을 투입하겠다고 고시했죠.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어르신들은 그 돈이 주민들에게 다 배분되는 줄 알았습니다. 190억 원을 300가구로 나누면 우리집이 얼마를 받겠구나. 하지만 이런 주민들의 오해를 해결하기에는 구의 세부적인 예산 투입 설명이 굉장히 미흡했습니다. 안타까웠죠."

 동구와 인천도시공사 등은 2017년 3월부터 10월까지 총 다섯 번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화수동 재생 방안 및 현안과제를 논의하고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 등에 대한 설명도 실시했다. 또 마을 발전을 위한 주민 의견 설문조사도 이뤄졌다. 하지만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이해하는 설명회가 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다.

 누구보다 주민들을 많이 상대하는 최종석 씨는 동네가 어떻게 변화되길 원하고 있을까.

 "우리 7통은 노인들이 40% 이상이에요. 예전에는 더 많았어요. 이것도 돌아가신 분들이 생겨서 줄어든 거예요. 기초생활수급자도 21명이나 되죠. 가장 큰 걱정은 생활 여건입니다. 따뜻한 물이라도 잘 나오면 좋은데 8명은 아직도 연탄을 때서 살고 있어요. 등유를 받아 쓰는 분들도 많죠. 신문사에서 주민들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서 홀몸어르신 두 분을 모시려고 했어요. 그런데 병원에 입원해서 참석을 못하게 됐어요. 가장 큰 바람은 이분들이 최소한 돌아가실 때만이라도 따뜻한 방에서 계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는 우주여행을 떠나는 시기에 어떤 이들은 아직도 연탄을 피우고 있다. 예전에 비해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해가 갈수록 더 삭막해지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노인들의 일자리를 위해서 관이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면 좋겠어요. 현재도 일부 어르신들은 2만 원씩을 받고 주차관리를 하고 있어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보면 아파트를 지으면서 주차장도 함께 만들 구상인 것 같아요. 동네 어른들이 하루에 3~4시간 정도라도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길 바라요. 여기에 노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생활환경시설도 만들면 더 좋겠죠. 오래도록 동네서 살아갈 수 있게 말이죠."

 동네에서 50년이 넘게 살아온 원주민의 고민은 노인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청라에서 연안부두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구나 시에서 외곽도로를 만들어 주면 주민들의 교통환경이 더 좋아질 겁니다. 또 우리 7통과 2통은 재개발지역에서도 빠져 있어요. 재개발·재건축은 당연히 안 되는 실정이죠. 1통은 국비를 지원받아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는 동네 자체에 낡은 건물이 많다 보니 신혼부부들이 들어와 살려고 하지 않아요. 학생들을 보기는 더더욱 어렵죠. 얼마 전 동에서 취학통지서를 받아왔는데 단 3개였어요. 7통이 약 200가구 정도 됩니다. 그나마도 우리 통은 많이 받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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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씨는 동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린다. 50년이 넘도록 이곳에 살면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국가가 손을 대지 않으면 영원히 낙후된 동네를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직까지 동네에 대한 계획이 확정된 건 아닌 것 같아요. ‘행복주택을 만드네 뭘 하네’ 말은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새집을 짓더라도 소외되는 주민들이 생기는 방향은 안 됩니다. 어떤 정책이든 주민들의 동의가 이뤄진 후에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사업이 완료되면 동네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노인들을 활용해야 해요. 공간을 만들어 노인들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우리 동네를 위해, 그리고 인천시와 동구를 위해, 무엇보다 노인들이 삶을 잘 마무리하는 그런 마을이 됐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힘을 써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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