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 센터 센터장

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대사 작용을 하는 기관으로 소화를 직접 담당하지는 않지만 쓸개즙을 생산해 소화·흡수를 돕는 작용을 하며, 해독과 살균 작용 등 여러 가지 물질의 합성과 분해가 이뤄지는 주요 생체 기관 중 하나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면 70% 이상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아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간’ 건강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B형간염은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유병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였다. 1985년 백신이 나오고 예방접종을 하면서 환자 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현재도 간염 환자는 꾸준히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38만3천934명이었던 B형간염 환자는 2022년 40만3천268명으로 약 2만 명이 증가하면서 환자 수가 소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군은 남녀 모두 40·50대로, 2022년 기준 전체 남성 환자 22만3천218명 중 40·50대는 13만8천527명으로 전체 남성 환자의 62%를 차지하며, 여성 환자 역시 전체 18만50명 중 40·50대는 10만220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55%를 차지한다.

반면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연령군은 60대로 남성의 경우 2018년 3만5천592명이었던 환자 수가 2022년 4만9천329명으로 1만4천여 명이 증가했으며, 여성 역시 2018년 3만3천68명이었던 환자 수가 2022년 4만6천705명으로 1만3천여 명이 늘었다.

40대에서 60대의 중장년층이라면 B형간염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이유다.

B형간염 환자가 발생하는 원인에는 어머니가 B형간염이 있는 경우 출산 과정에서 자녀에게 옮길 수 있고 성 접촉, 수혈이나 면도기, 손톱깎이처럼 피가 날 수 있는 도구를 같이 사용할 경우 옮길 수 있다.

B형간염에 감염되면 몸 안의 면역세포들이 간염 바이러스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간이 손상된다. 간 손상이 심한 경우 간경화는 물론 간암으로까지 발전한다.

대한간암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암 발생 주요 원인으로 B형간염을 뽑았는데, 전체 간암 환자의 74.2%가 B형간염으로 인해서였다.

만성 B형간염은 평생 질환이며, 시간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역동적인 질환이다. 현재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바뀔 수 있다.

간질환 진행 정도,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 정도, 간 손상 동반 여부를 확인해 항바이러스 치료를 결정해야 하며, 한번의 검사로는 정확한 만성 B형간염 상태를 알 수 없다.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나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미미해 치료 시작 시기를 놓치는 경우에는 간 손상이 증가해 간경변증·간암 발생 위험성이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증상이어도 최소 6개월마다 B형간염 관련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해야 한다. 간혹 환자들이 별도 진료 없이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에 이상이 없다고 안심하는 경우도 있으나 건강검진만으로는 B형간염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꼭 소화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한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센터 홍원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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