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송도역사 앞에서 열린 현장 점검. <사진=연수구청 제공>
옛 송도역사 앞에서 열린 현장 점검. <사진=연수구청 제공>

옛 수인선 송도역사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시 연수구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증기기관차와 증기시계탑을 재현키로 했다.

27일 구에 따르면 비류대로 205 일대 2천630㎡ 부지에 옛 송도역사를 그대로 재현한 역사관과 문화공원을 조성해 2025년 6월 개방할 예정이다.

역사관에는 실제 수인선에서 운행하던 ‘혀기 증기기관차’ 모형을 외관 복제뿐 아니라 체험형 콘텐츠로 활용하고자 바퀴와 관련 장비들이 구동 가능하도록 첨단기술을 적용해 제작한다.

‘혀기 증기기관차’는 수인선을 달리던 협궤 증기열차를 일컫는 말이다. ‘혀기’는 좁다는 뜻의 ‘협’(狹)의 일본어 발음과 기계를 의미하는 ‘기’(機)의 한국어 발음을 합한 것에서 유래했다.

증기가 현장에서 직접 나오도록 설계해 증기를 이용한 기차의 구동 원리를 파악하고 당시 시대 현장감을 살리도록 연출해 전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함께 설치할 증기시계탑은 전 세계적으로 캐나다와 일본 단 두 곳뿐으로, 국내에서는 최초 설치라 기대를 모은다.

증기기관차는 석탄이나 목재 같은 연료를 사용해 물을 끓여 만든 고압의 증기를 통해 기관을 작동시키는 기차로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됐다.

옛 송도역에서는 1937년 경동철도주식회사에 의해 협궤열차인 수인선 개통으로 기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마주 앉은 승객의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폭이 좁아 ‘꼬마열차’로 불리기도 한 수인선은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쳐 여객 노선의 기능만 유지하다가 경제성 등의 이유로 1995년 최종 폐선됐다.

구는 2016년 가치 재창조 사업으로 수인선 중 유일하게 철거되지 않은 송도역사 복원 계획을 시작, 2019년 첫 사업 추진위원회를 개최했으나 도시개발사업 지연과 시행자 변경으로 사업 진행이 늦춰졌다.

이후 시행자가 변경된 2022년 8월 재원 마련과 함께 전문가와 교수 등으로 구성한 복원 사업 추진위원회를 다시 개최하고 전문기관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했다.

진단 결과 1930년 지어진 역사는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개축해야 하는 E등급으로 판정됐고, 전문가 의견을 거쳐 기존 옛 송도역은 해체 후 자재들을 내장재 개념으로 최대한 활용해 송도역사관과 문화공원을 조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공원에는 지난해 11월 발굴을 끝낸 협궤열차 전차대와 인근 급수탑도 보존 처리를 거쳐 배치될 예정이다.

이재호 구청장은 "송도역사 일대 관광자원화뿐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의 교육 장소이자 장년층들의 추억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원도심 관광이 활성화되고 송도 역전시장 등 다른 사업과 연계해 원도심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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