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네덜란드·중국 상무장관./중국 상무부 제공.
악수하는 네덜란드·중국 상무장관./중국 상무부 제공.

 미국의 첨단 반도체 통제로 장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이 핵심 반도체 장비 업체를 보유한 네덜란드와 상무장관 회담을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8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상무장관)은 전날 헤오프레이 판레이우언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과 회담했다.

중국 상무부는 "양측은 노광장비(반도체 원재료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는 장비) 중국 수출과 반도체 산업 협력 강화 등 의제에 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은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 ASML 장비 3대를 도입하려 했다가 미국이 네덜란드 당국에 수송 중단을 요청하면서 수입에 실패했다.

중국은 ASML의 수출 중단을 미국의 '횡포'나 '일방적인 괴롭힘'으로 규정하면서도 네덜란드를 향해선 '계약 정신 존중'을 요구하는 등 한층 유화적 태도를 보여왔다.

왕 부장은 "중국은 네덜란드가 자유무역을 견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네덜란드를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로 본다"며 "네덜란드가 계약 정신을 굳게 지키고, 기업의 계약 의무 이행을 지원하는 한편, 노광장비 무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보장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레이우언 장관은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는 어떤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네덜란드의 결정은 독립·자주적 평가에 따른 것이며, 안전하고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공급망에 대한 영향을 최대한 낮춘 것"이라면서 이견을 보였다.

판레이우언 장관은 "중국은 네덜란드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로, 네덜란드는 계속 중국의 믿을 수 있는 협력 파트너가 될 의향이 있다"며 "앞으로 양국이 녹색 전환과 노인 서비스 등 영역에서 협력을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이번 회담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중국 실무방문을 계기로 마련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뤼터 총리를 만나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고, 산업과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하며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견제 전선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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