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은 당장 집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인다. 나이가 들면 반기는 사람도 없지만 갈 곳도 마땅치 않다. 경제력도 없는 데다 변변한 휴게 공간이 없다 보니 집 안에서 소일하거나 길거리를 배회할 형편이어서 문화생활을 즐길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지역 노인시설은 경로당 1천544곳, 노인복지관 27곳으로 이들 시설을 제외하면 노인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만한 공간은 한정됐다. 이마저 복지관에 있어도 소외받으니 찾아가기 싫고, 경로당은 텃세에 밀려 전철 역사나 공원으로 밀려나 하루를 보낸다. 어렵사리 복지관이나 경로당을 찾았다가 실내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에 실망하고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지역 내 만 65세 이상 인구는 50만3천140명으로 전체의 16.7%를 차지한다. 이미 초고령사회를 앞둔 고령사회에 속한다. 핵가족화로 모두가 자신의 일에 열중하다 보니 노인들은 하루 종일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힘없고 나이가 들면 마음이라도 편안해야 하지만 가족의 무관심에 노인들은 가정에서도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이러다 보니 노인들은 공원이나 길거리, 지하철 역사를 찾아 하루를 보내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아무리 우리 경제가 어렵더라도 노인복지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고령사회 노인들은 소득 수준의 상대적 저하를 맞이하고 질병에 취약하게 되며, 긴 여가시간으로 무료한 나날을 장기간 보내야 하는 등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 요소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노인 문제는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 변화 속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도 정부는 가정 내 사적 문제로 치부한 채 사실상 거의 사라진 경로효친사상에 호소하는 소극적 태도를 취해 온 게 사실이다. 노인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노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천도 이제 초고령사회에 근접한 만큼 노인 이용 시설 확대, 관련 프로그램 개선 등 노인들의 문화생활과 복지 향상을 위해 적극 나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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