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보행안전지도사가 어린이와 함께 등교한다.
수원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보행안전지도사가 어린이와 함께 등교한다.

"하교 시간에 사고가 자주 난다고 해서 아이가 걱정돼 데리러 왔어요."

28일 오후 2시 10분께 화성시 동탄 예당초등학교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김모(39·여)씨의 말이다.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하교 시간에 집중 발생한다. 김 씨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경기도내 스쿨존에서 발생한 보행 중 어린이(12세 이하) 교통사고는 모두 600건이다.

전체 사고의 절반이 넘는 316건(52.7%)이 하교 시간인 오후 2~6시 사이 발생했다.

이날 예당초 앞에는 공공근로자 2명이 학생들의 하교 교통지도를 했다. 그나마 오후 3시까지다. 방과후학교 등을 마치고 오후 3시를 넘겨 하나둘씩 하교하는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지도하는 사람은 없다.

이날 오전 예당초 등굣길 교통지도는 공공근로자 2명과 학교안전지킴이 1명이 했다.

다른 지역 초등학교의 통학 지도 모습도 다르지 않다.

수원 파장초 등굣길에는 모두 5명이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지도했다. 학교안전지킴이와 공익근무요원, 공공근로자,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손에 호루라기와 경광봉을 든 채 분주히 움직이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도왔다. 어린이보행안전지도사들은 학생들의 손을 꼭 잡은 채 학교까지 안내했다.

하지만 역시 등굣길 지도에서 끝났다. 하교 시간이 되자 학생들을 지도하는 이는 공공근로자 2명뿐이었고, 시간은 오후 3시까지였다.

사고 발생은 오후 시간에 집중된 반면 통학 지도는 오전에만 초점을 맞춘 셈이다.

학교 쪽은 학생 통학 지도를 공공근로인력이나 학부모 자원봉사에 의지한다.

하지만 공공근로인력은 학교가 속한 지자체에서 배정해 필요 인력보다 언제나 부족하다. 또 맞벌이 부부가 늘어 학부모 자원봉사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지자체에 요구한 공공근로인력보다 항상 적은 인원이 배정돼 어려움이 크다"며 "교장과 교감, 담임선생님 등 교직원도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 지도에 힘쓰지만 여의찮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하교 시간에 스쿨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학생들이 안전하게 하교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자훈 기자 hoo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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