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공식 SNS 채널로 알린 '놓칠 수 없 삼행시' 이벤트 홍보물.
수원시가 공식 SNS 채널로 알린 '놓칠 수 없 삼행시' 이벤트 홍보물.

수원시가 공식 SNS 채널로 추진한 ‘삼행시’ 이벤트와 관련, ‘용비어천가’ 지적이 나온다.

삼행시 주제어가 ‘이재준’ 시장 이름인 데다, 이벤트 결과가 시정소식지에 담겨 공공기관과 시민 가정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16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일부터 ‘놓칠 수 없 삼행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로 삼행시에 ‘와글와글수원’이나 ‘와글마당’을 반드시 해시태그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형태다. 와글와글은 수원시 소식지 이름이다.

당첨자 12명을 뽑아 수원시 캐릭터 ‘수원이’가 새겨진 텀블러와 파우치, 인형, 담요 등을 준다.

문제는 삼행시 주제어가 ‘수원시’와 현 시장 이름인 ‘이재준’이다. 이벤트 부제도 ‘이토록 재미있는 삼행시 준비됐나요?’로 이재준 시장의 이름을 땄다.

우수작은 와글와글 수원 5월호 지면에 실린다. 와글와글은 매월 1만 부를 발행하는데 9천 부는 행정복지센터, 도서관과 같은 공공기관에, 나머지 1천 부는 정기 구독 중인 수원시민 가정에 배달한다.

시는 4월호 와글와글 수원에 이벤트를 게재했고, 지난 12일 SNS로 한 차례 더 홍보했다.

SNS로 홍보한 날 바로 ‘용비어천가’ 지적이 나왔다.

수원시의회 배지환(국힘·매탄1·2·3·4)의원은 "시가 SNS로 이재준 시장 삼행시 이벤트를 하는데 낯뜨거운 용비어천가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 이름으로 삼행시 대회를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수원을 상징하는 다양한 단어가 있는데도 시장 이름을 사용, 벌써 다음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이재준 시장 이름을 알리려는 취지는 이해하나 너무 과했다"라는 의견이 나왔다.

시는 지적이 나오자 약 5시간 만에 SNS 홍보물을 삭제해 논란을 더 키웠다.

이벤트 기간은 19일까지인데 SNS 홍보물 삭제로 사실상 이벤트 참여가 불가능해졌다. 포털사이트나 시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도 이벤트 확인이 안 된다.

현재 이벤트에 참여한 시민은 1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와글와글 수원 발행인이 이재준 시장이라 이름을 따 이벤트를 준비했고, 5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했던 시 관계자는 취재가 시작되자 "5월호 게재 여부는 다시 논의 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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