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닦는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오늘 추모식은 단순히 세월호 304명의 영혼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자리가 아닌, 수많은 재난과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출발점이어야 합니다."

16일 오전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10주기 추모식’이 거행된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

10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일반인 희생자 45명 가운데 44명의 봉안함이 안치된 추모관의 하늘은 전날부터 내린 비로 잔뜩 찌푸렸다.

이슬비가 간간이 이어졌고, 오전 11시 예정된 추모식장을 옅은 안개가 감쌌다. 세월호가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항을 출항한 그날 밤을 떠올리게 했다.

가톨릭 사제로 4·16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광준 신부가 단상에 올랐다. 그는 희생자를 애도하며 이 땅에서 벌어진 사회적 재난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부탁했다.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협의회 위원장은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세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고 생각했지만, 안타까운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며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그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동안 우리 사회는 또 다른 비극이 진행 중"이라며 여전히 치유하지 못한 아픈 심경을 여실히 드러냈다.

추모사가 이어졌다. 작은 탄식이 행사장에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일반인 희생자를 포함한 304명의 무고한 희생을 기억해 주길 빈다"며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인간다운 일상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같이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세월호 유가족 정성욱 씨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10년이 되다 보니 마음이 더 힘들기도 하고, 지난 10년 동안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해 지금까지 해 오던 일들을 계속 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슬비가 그쳤다. 땅 위의 벚꽃 잎이 하얀 눈물이 돼 추모식장을 떠나는, 남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한편, 추모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등 관계 기관장과 시민 200여 명이 모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유정복 시장은 "안전보다 더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며 "세월호의 아픔과 교훈을 결코 잊지 않으며, 다시는 고통과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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